뉴욕에서 살고 있는 동양계 미국인 게임 디자이너 에머슨 마추우치는 2010년 초반부터 게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플레이드 햇 게임즈에서 만든 그리드 무브 추리 게임인 [스펙터 옵스]로 주목을 받은 그가, 메인스트림 반열에 오르게 된 게임은 명실공히 [센츄리: 향신료의 길] 이었습니다. 당시 새롭게 런칭한 제작사인 플랜 비 게임즈의 모퉁이 돌 역할이 되었고, 많은 업체들이 가볍고 빠른 리듬의 '포스트 스플렌더'들을 추구하던 분위기에 확실한 응답이 된 게임이었습니다.
이후 [리프]등의 후속작도 내놓았지만, 시리즈로까지 발전한 '센츄리'의 우산이 너무 컸던지 좀체 원히트 원더의 흐름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 약간 분위기를 전환한 것이 코믹스 회사인 IDW의 보드게임 분과와 작업한 [메탈 기어 솔리드:보드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IDW가 보드게임 분과를 닫으면서, 시제품까지 다 나온 이 게임은 공중 분해되는 아쉬움까지도 있었습니다 (현재 [메탈 기어 솔리드]는 CMON에서 제작을 이어 받아 2025년 출시 예정입니다.)
그런 그가 마치 새로운 흐름을 내려놓듯이 소개한 게임이 바로 '파운데이션' 시리즈였습니다.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
보드엠이 이 게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9년이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다이스타워의 수장인 보드게임 리뷰어인 톰 바셀을 통해서였는데요.
당시 한국에 여행차 왔었던 톰 바셀이 보드엠을 방문했었고, 빠른 진행의 패밀리 게임을 찾던 저희에게 제안했던 게임이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였습니다. 아직 출시는 안되었지만, 2020년에 킥스타터로 런칭될 예정이라는 이야기와 함께요.
마침 그 해에 저희는 미국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있는 젠콘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제작사인 아케인 원더스와의 미팅을 갖기로 했습니다. 사전 공개가 안된 제품이었기 때문에 정보가 전혀 없던 상태에서 과연 어떤 게임일까 하고 기대하며 미팅 장소에 갔는데, 거기에 있던 게임은....
보기엔 예쁘지만 프로토 타입만으로도 그 큰 덩치가 한눈에 체감되는 큰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정말 재밌었지만, 패밀리 포지션이면서 이렇게 사이즈가 (그리고 가격도) 크다면 이래저래 부수적인 문제가 예상되었기에, 아울러 제작사 역시 이런 시도는 처음이기에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과감히 하기에는 조심스런 구석이 있었기에 아쉽게도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의 한글판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다만, 이때의 인연으로 아케인 원더스는 보드엠의 게임인 셜록 13의 북미지역 파트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뒤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의 킥스타터 프로젝트는 8천명 가량의 후원자를 모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런 류의 '가볍지만 구성품이 화려한 게임'은 킥스타터 진행 시 다소의 위험 부담이 있게 마련인데,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는 첫 프로젝트 성공으로 재고가 소진된 후 2년 뒤 앵콜 펀딩까지도 진행했습니다. 작가와의 협의에 의해 이 두 번째 펀딩이 마지막 펀딩이자 마지막 생산이기도 했기 때문에 두 번째 펀딩에서도 여전히 8천명 가량의 후원자를 모으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게임의 난이도는 (보드엠 게임 기준으로) 포션 폭발이나 기즈모의 수준인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는 입체 조형물로 소위 말하는 '보는 맛'이 있는 게임입니다. 선택 가능한 3가지 행동 중 하나로 소유권을 사고, 건물을 짓고, 수익을 올리는 빠른 진행은 순식간에 패밀리 게임으로서 '파운데이션'의 인기를 끌어 올렸습니다.
다만 예상치 않은 아쉬움(?)이 따라 왔습니다.
길지 않은 게임 시간과 쉬운 난이도로 학교 활동이나 기타 교육 활동 용도로도 사용하기 좋은 게임임에도, 그 엄청난 무게와 볼륨 때문에 '편하게 꺼내서 즐기는' 게임으로서는 부적합했습니다.
수업 등에서 사용한다면 응당 테이블 별로 배치하고 진행을 해야 하는데, 워낙 고가인 게임이라 테이블마다 체험 샘플을 갖추기 어렵기도 하고, 어떻게 샘플을 갖춰서 게임을 한다 해도 학생들 손을 많이 타면서 구성물 파손 우려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임 진행에서도 소소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중앙의 도시 보드에 건물들이 세워진 뒤에도 보드 위의 부지를 봐야 하는데, 3D로 된 건물이 보기에는 좋을지언정 보드 위의 부지를 가려버리는 일이 생겨서 은근히 원활한 진행이 불편한 점이 있던겁니다.
따라서 게임 시스템을 유지하되 좀 더 '부담 없는' 버전에 대한 요청들이 전 세계 유저들에게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제품이 바로 파운데이션: 메트로폴리스였습니다.
파운데이션: 메트로폴리스
메트로폴리스 버전은 (당연히) 로마 버전에 비해 크기나 가격이 훨씬 부담이 없고, 5인용 개인보드같은 추가 모듈이 없지만,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완전히 같은 게임입니다.
특히 제작진이 주안점을 둔 것은 '로마' 버전에 비해 부담 없이 꺼내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납 및 세팅을 빠르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2중 레이어인 보드들을 겹친 뒤, 트레이와 요철있는 뚜껑을 탄탄하게 결합하는 수납 방식은 게임의 재미 못지 않게 메트로폴리스 버전이 갖는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빠른 플레이가 훌륭한 파운데이션: 메트로폴리스는 보드엠이 기즈모, 포션 폭발과 함께 온가족이 즐기기 좋은 패밀리 전략 게임으로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로마도!
물론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 버전에 대한 수요도 있을것이라 예상되어, 보드엠은 이번 파운데이션: 메트로폴리스 선주문과 함께 현재 중국 창고에 있는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의 잔여 수량을 모두 수입할 예정입니다.이는 북미 지역에 있는 재고를 제외한 전세계에 남은 모든 잔여 물량입니다.
다만 킥스타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비싼 공급가에 환율 변동까지 엮여 가격은 다소 고가가 될 예정입니다. 반면 잔여 수량이 많지 않고, 이번 제품들이 마지막 생산분이기 때문에 확실한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서두르실 것을 권합니다. (전체 수량이 100개 이하입니다)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는 영문판 제품으로, 게임 규칙서(코어/Road to Fortune)는 한글 PDF로 제공됩니다.
파운데이션 : 메트로폴리스와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의 선주문은 13일 오후 2시에 오픈합니다!
'파운데이션 오브 로마' 제품군 소개
두 차례의 킥스타터를 진행하면서 확장이나 모듈 등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만들어 졌기 때문에 이를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9일(목) 기준 아직 선주문 개시까지 4일 가량 남았기 때문에 변경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본 게임들
엠퍼러 에디션 Emperor Edition
5인용 모듈과 메탈 코인이 기본 포함된 버전입니다.
엠퍼러 에디션 선드롭 Emperor Edition Sundrop
엠퍼러 에디션이지만, 각 도시 피규어들에 선드롭 도색이 되어 있습니다.
선드롭 도색이란?
밝은 기본색(일반적으로 흰색 또는 밝은 회색)을 사용한 후 어두운 색상의 워시(wash)를 덧칠해 그림자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미니어처의 세부적인 조각과 디테일을 강조하는 도색 방식입니다.
막시무스 에디션 Maximus Edition
'엠퍼러 에디션'에 확장팩인 '부로 가는길 (Roads of Fortune Expansion)'이 기본 포함되어 있습니다.
막시무스 에디션 선드롭 Maximus Edition Sundrop
막시무스 에디션의 선드롭 도색 버전입니다.
확장, 악세서리
부로 가는길 확장 Roads of Fortune Expansion
막시무스 에디션에는 기본 포함된 확장입니다. 만약 엠퍼러 에디션과 이 확장을 사면 막시무스 에디션이 됩니다.심지어 본 제품은 기본 박스에 수납까지 됩니다. 킥스타터 2차에서 새롭게 포함된 확장입니다.
이 확장팩은 플레이어들이 도시의 경계 지역에 대한 통제에 집중하도록 유도합니다. 도시 외곽의 부동산이 외부 세계와 연결되면서, 상인, 외교관, 철학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로마로 접근하게 됩니다. 따라서 도시 경계를 통제하는 것이 새로운 자원과 능력을 얻는 데 중요해집니다.
아울러 게임 보드의 가장자리에 로드 보드(Road boards)가 추가되어, 플레이어가 해당 지역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강력한 새로운 능력을 잠금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게임에 새로운 전략적 요소가 더해집니다.
세레스의 정원 확장 Gardens of Ceres Expansion
별도 구매용 확장입니다. 1인 플레이를 지원하며, 플레이어는 AI 상대인 여신 Ceres와 경쟁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Ceres의 행동 패턴과 점수 획득 방식을 조정하여 게임의 난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선 플레이어 메탈 마커 Metal First Player Statue
별도 구매용 메탈 마커입니다. 높이 7cm 의 대형 선 마커입니다.
점수마커 업그레이드 Upgraded Stacking Score Marker Set
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선마커입니다. 원래 기본 구성도 제법 고급진 투명색 플라스틱 큐브이긴 하지만, 게임 중 점수가 동점 상황이 많이 생기고, 그 때마다 마커를 쌓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레고 형태로 끼워서 올릴 수 있는 업그레이드 마커는 제법 효용성이 있습니다.